수원탑간호학원
 



 
작성일 : 17-02-10 15:57
앞으로 3년… 최악의 '취업 빙하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05  
["졸업이 실업" 비명… 기업은 몸사리고 정치권은 손놓고]

대졸자 최다 - 입학생 가장 많았던 10~14학번 쏟아져 나와

채용은 최저 - 상장 2113개社 중 20%가 "올해 안뽑는다"

대기업 올해 상반기 대졸 공채 작년보다 8.8% 줄일 계획… 식음료 빼고 全업종 채용 축소

정부 대책 약발 거의 안 먹히고 여야는 조기대선 정국에만 관심… 일자리법안 수년째 국회에 막혀

이달 졸업 예정인 서울 A사립대(4년제) 사학과 학생 40여명 가운데 현재까지 취업이 결정된 학생은 10명 남짓에 불과하다. 대학원 진학자를 빼더라도 졸업 예정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졸업과 동시에 '청년 백수'가 될 판이다. 이 학과 졸업 예정자 이모(여)씨는 "5년 전 입학할 때도 '취업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당시만 해도 선배들은 졸업 전에 어떻게든 취업에 성공했다"면서 "졸업하면서 바로 실업자가 된다니 아찔하다"고 말했다.

썰렁한 대학 채용정보 게시판 - 6일 서울 연세대학교 캠퍼스 학생회관에 설치된 대기업·공기업 채용정보 게시판의 절반 정도가 비어 있다. /박상훈 기자

'고용 절벽'이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특히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청년은 사상 최악의 '취업 빙하기'를 겪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 3년간 4년제 대학 졸업생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취업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반면, 상당수 국내 기업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여파로 대졸 공채 규모를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직 행렬은 갈수록 길어지는데 취업 시장의 문은 오히려 더 좁아지는 것이다.

남학생은 2010~2012학번, 여학생은 2012~2014학번이 취업 빙하기의 최대 수난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4년제 대학 입학자는 지난 2010~2014년까지 5년간이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 2010년(35만8511명)에 사상 최초로 입학자가 35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12년(37만2941명)에 정점을 찍은 뒤 2013·2014년엔 36만명 선을 유지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남학생은 군 복무 등의 이유로 입학해서 졸업까지 평균 7년, 여학생은 평균 5년이 걸린다. 이 통계에 따르면, 남자는 2010년, 여자는 2012년 입학한 학생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반면 기업들은 취업 문을 좁히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이 계획 중인 올해 상반기 채용 인원은 2만9792명으로 최근 8년간 최저 규모였다〈그래프〉.

대학을 졸업하고 보통 1년 정도 준비 기간을 거쳐 취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9학번(남학생)과 2011학번(여학생)도 취업 빙하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올해 2월 대학 졸업생을 시작으로 당분간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청년 취업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을 포함한 우리나라 청년(15~29세) 실업률이 올해 처음으로 10%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대형 통신업체인 A사는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공채 규모를 30% 정도 줄인 데 이어 올해는 아예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2015년까지만 해도 대졸 신입사원을 매년 100명 안팎 뽑았지만, "당분간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지 않고 대리점 등 현장 근무 인력 등을 수시 채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사상 최악의 수주난을 겪고 있는 대형 조선업계에서도 올해 대졸 신입사원 일자리가 수백 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한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일감(수주 잔량)이 급감하면서 있는 직원도 내보내야 할 판"이라며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은 생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0~2014년 입학한 대학생들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취업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지만,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키울 엄두를 내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 대내외 악재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해외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각국이 환율 전쟁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내에선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정상적인 기업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투자나 채용을 줄이려는 것이 기업의 본능"이라고 말했다.

10대 그룹 가운데 올해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그룹은 거의 없다. SK그룹만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82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삼성·현대자동차·LG 등 나머지 10대 그룹은 "예년 수준으로 뽑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채용 규모를 실제로 늘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조사에서도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은 올해 상반기 대졸 공채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2862명) 줄일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 포털 조사에서도 신규 채용 축소 움직임이 확인된다. 인크루트가 지난달 국내 증시에 상장된 2113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918개사의 채용 예정 규모는 지난해 실제 채용 규모에 비해 5.2%(2521명) 감소한 4만5405명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식음료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업종에서 신규 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채용 계획이 아예 없다고 응답한 기업도 20%에 달했다.

정부가 청년 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선 약발이 거의 먹혀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입법 활동을 통해 청년 취업을 지원해야 할 정치권은 조기 대선 정국 돌입에 따라 '일자리 창출'을 관심권 밖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 실업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근로시간 단축)이나 '일·학습 지원법'도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청년 실업은 개인과 가족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인적 자원 낭비를 초래하는 우리 사회 최대 뇌관이 될 수 있다"면서 "정치권이 대선을 앞두고 표 계산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청년 실업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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